‘피는 물 보다 진하다’ 재판부 만류에도 정치생명 걸린 방어권 포기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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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 보다 진하다’ 재판부 만류에도 정치생명 걸린 방어권 포기한 이재명
  • 정명달 기자
  • 승인 2019.03.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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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복씨, “이 지사 없이 증언 하겠다.” 요구에 이 지사 수용....“가족이 법정에 불려 나오는 상황 보기 힘들다.”

9차 공판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이재명 지사/서프라이즈뉴스 정명달 기자
9차 공판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이재명 지사/서프라이즈뉴스 정명달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진단 등의 혐의에 대한 9차 공판이 11일 성남지원에서 박인복씨와 박씨의 딸, 성남과 용인의 정신병원 관계자, 의사 등 검찰측 신청 증인 4명이 출석한 가운데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故이재선씨 부인 박인복 씨가 이 지사 없이 증언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변호인 방어권 차원에서 이 지사를 배석토록 하겠다고 했으나 이 지사는 박인복 씨의 요구를 전격 수용해 이 지사가 없는 상태로 공개 공판을 진행 했다.

이날 재판부의 거듭된 배석 의견에도 이 지사는 "괜찮다. 증인이 요청 하는 대로 하겠다." 고 말하는 한편 증언을 직접 듣지도 않을 것이며 직접 증인 심문도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다음은 검사와 변호사가 박인복씨와 박씨의 딸에게 증인심문한 질문과 답변 내용이다.
▲ 故이재선씨 정신질환과 관련된 변호사와 검사의 질문에 대한 박인복 씨와 박씨 딸의 답변
검사: 2012년 경 까지 정신질환으로 진단치료 받은 사실이 있는지, 정신질환으로 폭력 등 타인에게 문제 일으킨 사실이 있는지, 이재선 에게 정신병이 있거나 진단 받게 하려고 한 적 있냐?박인복씨와 박씨의 딸: 전부 없다.
검사: 백00이 가족을 협박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존속협박 된 것 아나? 박씨의 딸: 자세히 모른다.

검사: 회계사 사무실 직원 폭행한 것에 대해 아나? 박씨의 딸: 들어본 적 없다.

검사; 백00에게 수백 회 걸쳐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폭언 및 협박한 이유는? 박인복 씨: 잘 모르겠다.

검사: 회계사무소 여직원 폭행에 대해 아는가?박인복 씨: 알고 있지 않다.

변호사: 성남시민모임 실무자 김00에게 벌거벗은 여자가 옆에 누워도 발기가 안 된다는 등의 말을 했는데 들은 적 있나? 박인복 씨: 들은 적 없다.

변호사: 이재선이 피고인에게 자신에 대해 보도한 언론기관에 대해 성남시민모임 명의로 항의성명 내라고 요구했는데 알고 있나? 박인복 씨: 저는 알고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변호사: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남편에게 조울증 약을 먹게 했냐?박인복 씨: 잠자는 약이라고 했다... 사실 기억 잘 안 난다.

변호사: 수내역 우리은행과 성남시청 찾아가 소란 일으킨 사건 아는가? 박인복 씨: 들은 적 없다... 잘 모른다.

변호사: 이재선은 백00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라고 협박했다고 하는데, 증거는 없다. 다른 통화는 다 있는데 왜 그것만 없나? 박인복 씨: 핸드폰을 분실해서 모르겠다. 일단 없다.

▲ 故이재선이 부인과 딸에 의해 정신병원 입원과 대면진단 전 사설 엠뷸런스 불러 이송 건에 대한 변호사의 질문에 대한 박인복 씨와 박씨 딸의 증언
변호사: 의사가 먼저 입원 권유했나, 아님 증인이나 어머니가 입원시켜달라고 했나? 박씨 딸: 어머니가 의사에게 입원하는 게 어떻냐고 먼저 물어봤고... 사설 앰뷸런스 부르고 입원 과정 다 지켜봤다.

변호사: 갑자기 강제로 앰뷸런스 타니 (이재선이)놀라지 않았나? 박씨 딸: 앰뷸런스 타고 오면서 지인분이 옆에 있어서 안정시켜 줬다. (어머니와 나는) 안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멀리서 지켜봤다.

변호사: 2014년 11월 경 국립부곡병원에 가서 이재선 몰래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은 적 있나? 박인복 씨: 그렇다.

변호사: 사설 앰뷸런스로 이재선을 병원에 데리고 왔는데, 본인이 부른 건가? 박인복 씨: 병원에서 안 불러준다 길래 직접 불렀다.

변호사: 이재선이 있는 곳에 사설 앰뷸런스를 보내 병원 소속 남자 직원들이 이재선을 데리고 온 게 맞나? 박인복 씨: 맞다.

변호사: 국립부곡병원의 의사는 증인의 말만 듣고 이재선을 대면하지 않았음에도 입원을 하라고 했나? 박인복 씨: 나중에 보긴 봤다...병원까지 그냥 오긴 했지만 진단할 때는 대면한 다음 입원 결정했다.

이날 이뤄진 증인 심문에서 故이재선의 부인인 박인복 씨와 박씨의 딸은 정신병원 입원과 이송과정에 대한 질문에 증언 한 것과 달리 故이재선의 정신질환과 관련된 내용에는 모르쇠로 일관해 대조를 보였다.

한편 박인복 씨와 박씨의 딸 이 씨의 증인 심문이 끝나고 법정에 들어선 이 지사는 "가족들이 법정에 불려나오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 공적 부분과 사적 부분을 나눠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가족에 대한 연민을 보였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이 지사의 방어권을 포기 하면서 까지 박인복 씨의 요구를 수용한 이 지사를 두고 "이 지사의 심정을 다 알 수는 없으나 가족들을 재판정에 불러놓고 집안싸움을 공개적으로 재판을 진행 하는 것은 잔인한 재판 이라고 생각해 차라리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생각한 듯하다."고 밝혔다.

9차 공판에서 보인 이재명 지사의 행동은 자신의 정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재판 임에도 형수 박인복 씨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한 가족사를 정치판으로 끌고 들어와 인민재판 식 재판을 받는 것에 대한 어머니와 형제들을 배려한 이 지사의 깊은 고민의 흔적으로 보인다.
다음 10차 공판은 오는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리며, 정신의학과 교수 등 검찰 측 증인 2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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